[본 기사는 7월 9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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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이 기업금융(IB) 조직에 칼을 뽑아들었다. 이미 한차례 조정에 나섰지만 추가 조정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면서 IB 인력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솔루션본부, IB 1본부, IB 2본부, 퇴직연금본부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던 IB사업단을 IB 1·2본부, 퇴직연금본부 등 세 부분으로 통폐합했다. 그동안 제안서 작업, 기업실사 등을 담당하면서 IB 1·2본부를 전폭 지원하던 솔루션본부를 없앤 것이다. 이번 조직 통폐합으로 IB 인력이 퇴사하거나 다른 부서로 이동해 사업단내 인원이 기존 45여명에서 30명으로 줄었다.
대신증권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정통 투자은행을 지향해왔다. 2004년 'IPO 부문 우수표창(코스닥위원회 선정)', 2005년 'IPO 우수 주간(증권선물거래소 선정)', 2005년 'IPO 부문 우수표창(금융감독원 선정)' 등을 수상할 정도였다.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유상증자 주간부문에서 2149억원 실적을 올리며 2012년 전체 주식자본시장(ECM·Equity Capital Market) 유상증자 부문에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2012년 유상증자 전체 주간 규모 1조1952억원의 약 18% 규모였다.
대신증권은 비상장사가 아닌 상장사의 구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매각하는 딜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도 하면서 IB 업계에 신선한 바람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리먼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권업황 불황으로 수익이 줄어들자 당장 큰 수익이 창출될 수 없는 IB 조직 축소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IB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IB 조직 축소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한정돼 있는 국내 IB 시장에 국내외 IB를 비롯해 회계법인, 부티크 등도 난립하면서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던 만큼 경쟁업체가 조직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국내 IB업계에선 공모규모 100억원 안팎의 작은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때 증권사들을 줄 세워두고 수수료를 적게 제시한 곳을 주간사로 선정할 정도로 경쟁이 극심했다. 또 국내 IB가 새로운 매물을 발굴해 적당한 후보에 인수를 제안하면 그 후보가 국내 IB를 통해 정보는 받지만 인수 자문은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한 회계법인에 맡기는 일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 IB관계자는 "국내 증권사 오너들이 당장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IB 부문을 축소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IB들이 위축되면서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정도만 강자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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