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만약 수출이 살아나면서 환율까지 올라준다면 주식시장에 낙관적인 전망이 늘어날 것이다. 상반기 세계 경제는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의 단기 악재로 인해 더딘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악재에서 벗어나면 하반기 세계 경제가 상반기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수출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 유럽 경기 부양책이 수요 회복을 이끌 것이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반기만 해도 환율이 1050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올해 말 1100원 아래로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강한 달러에 대한 믿음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기다렸다가 나중에 환율이 오르면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업 달러 예금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고, 달러 대출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환율이 예상과 달리 계속 떨어지자 달러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불안해졌다. 더 이상 못 견디고 달러를 환전하거나 빌려준 달러를 되찾아오고 있다. 이런 달러들이 모이다보니 생각과 달리 원화는 더 강세로 가고 있다. 이제는 환율이 안 떨어진다고 주장하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세 자릿수 환율로 간다는 이야기만 무성하다.
뒤늦게 원화 강세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이 주장도 또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생각지 못했던 달러 공급(달러 예금 축소, 달러 대출 상환)이 해소되고 있고, 달러값이 싸지면서 달러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과 송금용 수요, 기업투자용 수입 등이 증가하면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 것이다. 해외 직구 증가도 달러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연말로 가면 원ㆍ달러 환율은 다시 1020~1040원 정도로 완만하게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환율 전망치가 연일 더 낮아지고 있지만 크게 위축될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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