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은 지난 한 달 동안 일본에서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 판매활동을 벌여 모두 243억엔(약 2400억원)을 모집해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만 8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해외에 판매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이 해외에서 판매한 펀드는 누적 기준 7조853억원으로 늘어났다.
미래에셋은 2010년부터 일본 개인투자자에게 한국주식형, 글로벌주식형, 채권형, 아시아 주식형 등 다양한 펀드를 판매해왔다. 미래에셋이 일본 시장에서 판매한 펀드 규모는 누적 기준으로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일본 소비자들이 좀처럼 한국 제품을 구입하려 하지 않은 상황에서 펀드 시장에서의 변화는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펀드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금융사들이 일본 등 해외 펀드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2003년 첫 해외 진출 이후 12년 만에 국내 펀드의 해외 수출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펀드 판매 지역도 미국 일본 태국 호주 인도 등으로 다양한 데다 모두 현지에서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모은 공모 펀드라는 점에서 자산운용사 글로벌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해외 국부펀드나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운용사에 자금을 맡기면서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는 많지만 국내 운용사가 해외 현지에서 직접 펀드를 판매해 모집한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이 사실상 유일하다.
미래에셋은 4월부터는 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미래에셋이 역외펀드(SICAV)인 미래에셋코리아주식펀드에 CIMB운용사(태국)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를 설정하고 CIMB은행(태국)에서 판매를 책임지는 구조로 운영되는 펀드가 700억원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진출한 호주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 판매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호주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로 미래에셋 호주 현지법인이 운용한다. 올 들어서만 3000억원 이상 판매됐다.
역시 인도 현지법인이 인도 증시에 투자하며 현지에서 판매하는 펀드 판매액도 올해 600억원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최근 미국 리테일 마켓에서도 2000억원 이상의 펀드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은 초기 단계지만 서서히 실적과 평판을 쌓아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승부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1경5000조원이 넘는 미국 시장에서 펀드 판매가 본격화된다면 진정한 글로벌 운용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펀드 해외 판매는 미래에셋이 직접 운용하는 펀드를 현지에서 판매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래에셋이 해외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어가면서 글로벌 네트워크의 강점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해 온 국내 운용사들도 미래에셋의 성공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펀드 시장이 정체돼 있는 한국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해 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홍콩법인을 통해 펀드를 판매 중인 삼성자산운용이 그나마 해외에서 판매망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해외 판매망을 꾸준히 확대했다는 점에서 보다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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