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이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3개 이상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낸 155개 상장사의 실적 컨센서스를 살펴 보니 지난 4일 기준 조사 대상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3월 말에 비해 10.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3월 말 9조2300억원에서 8조1240억원으로 무려 12%나 감소한 탓이 컸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154개사 영업이익 전망치만 놓고 봐도 두 달여 만에 9.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조선(-47.6%) 정유(-22.5%) 화학(-12.4%) IT(-10.4%) 등 경기민감주들의 영업이익 추정치 감소폭이 컸다. 반면 금속(-5.4%) 자동차(-3.7%) 금융(-3.5%)의 경우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금속의 경우 오랫동안 업황이 좋지 않은 탓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종 추정치 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증시 비중이 높은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3총사의 실적 추정치 감소폭이 3%대로 작았다.
전문가들은 실적부진에 따른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거나 상대적으로 양호한 기업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업종별로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예를 들어 조선업종 내에서도 현대중공업 추정치 감소폭(-80.2%)이 대우조선해양(-23.8%)이나 삼성중공업(-17.4%)에 비해 훨씬 컸다. 또 IT 부품주 가운데 삼성전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삼성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1283억원에서 709억원으로 무려 44.7%나 감소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미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다 보니 종목별 차별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5월 1일 이후 이달 4일까지 주가상승률을 보면 삼성전자 주가가 2.8% 하락한 반면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은 SK하이닉스 주가는 25.5% 치솟았다.
종목별 차별화는 투자자들이 1분기 실적을 확인한 4월 말부터 두드러졌다. 경제 성장이 멈추고 산업별로도 업황이 부진한 곳이 많다 보니 투자자들이 철저히 과거 실적 수치에 근거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종목별 차별화는 전기전자(IT)뿐만 아니라 통신과 철강, 화장품, 건설에 이르기까지 여러 업종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통신업은 SK텔레콤 주가만 16.6% 오르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3.7%, 8% 떨어졌다.
배당과 하이닉스 지분 가치가 부각된 데다 시장 절반을 차지한 SK텔레콤에 유리한 단말기 유통법이 10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철강업에서는 대장주 포스코 주가는 1.5% 떨어졌지만 세아베스틸은 15.1%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는 투자자들이 더 이상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장밋빛 전망에 베팅하지 않는다"며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꾸준히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매수가 쏠리는 실적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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