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30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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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ㆍ현대자산운용ㆍ현대저축은행 등 이른바 '현대증권 패키지' 매각 일정이 구체화됐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들 중 누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지에 쏠리고 있다.
30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패키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오는 8월말께 실시할 예정이다. 인수후보들은 오는 7월말부터 약 4주간 실사를 진행한 뒤 본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말 실시된 예비입찰에는 일본계 금융사 오릭스와 현대증권 지분 9.54%를 보유한 자베즈파트너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인수전에 참여했던 파인스트리트 등 국내 사모펀드(PEF)들이 참여한 바 있다. 현대자산운융만 따로 인수하길 원했던 DGB금융지주는 패키지 매각이 확정되면서 인수전 불참을 선언했다.
IB업계에 따르면 인수후보군 중 오릭스의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오릭스그룹은 리스ㆍ보험ㆍ은행 사업등을 영위하며 자산규모가 80조원 상당인 금융그룹이다. 경쟁자인 사모펀드들에 비해 금융사 경영에 대한 노하우가 이미 축적돼 있으며 자금력 또한 충분하다. 한국에는 오릭스 렌텍과 캐피탈, 그리고 이번에 LOI를 제출한 오릭스 PE 등이 진출해 있다.
당초 현대증권 매각에는 현대차그룹ㆍ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가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범현대가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물론 산은측이 예비입찰 참여자 외에도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막판 참여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 실제로 산은은 최근 범현대가측과 계속 접촉하면서 인수전 참여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이번 매각을 통해 6000억~7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몸값'을 올리기 위해 15~20여개 지점을 축소하고 본점 사옥을 매각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에 평가하는 매각 대상 지분의 가치는 최대 4000억~5000억원 수준이라 가격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그룹 구조조정 자구안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만큼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할 경우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그룹은 조만간 6500억원 규모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협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현대상선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인 마켓빈티지리미티드와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1140억원 규모 외자 유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간사 산은도 최근 동부그룹 사례처럼 '헐값 매각' 논란을 만들고 싶진 않을 것"이라며 "현대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순조로운만큼 급하게 팔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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