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달러 가치 상승과 안전자산으로서 상대적인 투자매력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던 금 가격은 10%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이 테이퍼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뜻을 밝혔고, 유럽과 일본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확장 정책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일경제신문이 KDB대우증권ㆍ에프앤가이드와 함께 분석한 2014년 상반기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은 투자처는 공모주였다. 종목 수는 적었지만 비교적 알짜기업 상장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지난달 30일까지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ㆍSPAC) 3곳을 포함해 8곳이 공모에 나선 가운데 모두 11조5221억원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이 1곳, 코스닥이 7곳이었다. 기업 한 곳당 평균 공모금액은 1440억원으로 지난해의 911억원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수익률도 빼어났다. 상반기 공모주 공모가와 지난달 27일 종가를 비교해보면 평균 68.13%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가로 주식을 받은 뒤 해당 기간까지 보유했다고 가정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인수ㆍ합병(M&A) 대상이 선정되기 전까지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은 스팩도 10% 이상 수익률을 보였다. 예금금리가 연 2~3%로 어두운 재테크 환경에서 공모주가 분명한 수익처로 자리잡은 셈이다.
뜨거웠던 공모주 시장 신호탄은 지난 2월 한국정보인증과 인터파크INT였다. 공인인증서 점유율 1위 업체(한국정보인증)와 여행ㆍ티켓 판매에서 급성장하는 기업(인터파크INT)에 대해 투자자들 관심은 열광적이었다. 한국정보인증과 인터파크INT는 각각 922대1, 492.5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상반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던 이유에 대해 비교적 알짜업체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상장됐다는 점을 꼽는다. 실적과 성장성이 돋보이는 업체들이 예정대로 상장에 나서 투자자들 주목을 받았다. 한때 상장을 철회했던 오이솔루션이 시장에서 재평가받자 시장 전반에 상승작용이 일어나기도 했다.
공모주를 제외한 투자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린 분야는 금이었다. 금 가격은 6월 2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선물 기준 온스당 1316.18달러로 6개월 동안 9% 넘게 상승했다. 김문일 외환선물 연구원은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태도 지속으로 금 가격이 단기간에 3% 이상 급등했다"며 "미국 2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금에 대한 수요를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채권도 6개월 만에 4.75%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신흥국 채권이 평균 7.05%로 가장 수익률이 높았고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4.80%, 글로벌 채권 4.57%, 아시아ㆍ태평양 채권 4.43% 등 전반적으로 고르게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국내 채권도 KIS종합채권지수 기준 3%에 가까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부동산은 상반기 다소 가격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은 평균적으로 예금이율 이상의 수익을 내기 힘들었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증가하며 가격이 꿈틀댔던 부동산시장은 5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하면서 회복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주식시장은 국내와 해외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 기준 연초 이후 1.14% 하락했다. 연초 기업 실적 염려와 미국 테이퍼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1900선 아래로까지 내려갔던 코스피는 3월 말 이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2000선을 넘었다. 하지만 국내 주요 기업이 실적 개선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하면서 2000선을 전후로 박스권 등락을 거듭했다.
간접투자 상품인 국내주식형 펀드는 0.74% 하락해 직접투자보다는 다소 나았지만 손실을 면하지는 못했다. 다만 가치주ㆍ우선주ㆍ배당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성과는 상대적으로
해외주식형 펀드 투자자도 중국과 동남아 등 일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평균 1.10% 손실을 맛봐야 했다. 북미와 중남미, 중동아프리카는 5%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반면 동유럽과 신흥아시아 투자 펀드는 3% 이상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재원 기자 /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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