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모집인 연회비 면제 약속후 부과…구제여부는?

#1. 김 모씨(28, 직장인)는 지난달 회사에 방문한 A카드사 직원으로부터 주유 혜택 특화카드라는 설명과 함께 연회비는 면제된다는 말을 듣고 카드를 발급받았다. 그러나 한달만에 받은 카드 명세서에는 연회비 5000원이 버젓이 표기돼 있었다. 김씨는 부랴부랴 카드사에 확인해 본 뒤에야 연회비가 발생하는 카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가입신청 당시 연회비가 없다고 했던 부분을 카드사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2. 조 모씨(35, 교사)는 신용카드를 발급 받고 이용하던 도중 생각보다 사용빈도가 적어 폐기를 요청하고 납부한 연회비에 대해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카드사에서 돌아온 대답은 초년도 연회비라는 이유로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것. 조 모씨는 초년도 연회비의 원칙적인 환불 가능여부에 대해 궁금해졌다.
카드 모집인으로부터 흔히 받는 제안 중 하나가 '연회비 면제'라는 유혹이다. 카드를 만들어도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하니 우선 발급받고 보자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제안이지만, 결론적으로 이같은 모집자는 불법성이 의심된다.
카드사는 회원의 이용실적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연회비 면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회원 표준약관에 따르면 초년도 연회비는 불필요한 카드를 발급받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 회원이 반드시 납부하도록 규정돼 있다. 새로 발급받는 카드의 연회비는 어떠한 경우에도 면제받을 수 없는 셈이다.
다만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카드사가 발급시 연회비 등 중요한 계약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카드 발급시 이에 대한 설명이 없거나 미비했다면 해당 카드사나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할 수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회비 면제를 조건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여신금융업법에 위반되며, 이는 불법모집이 의심되므로 신고대상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카드 발급 이후 1년 이내에 중도해지하면 초년도 연회비라 할지라도 잔여기간에 대해 일할계산 후 돌려받을 수 있다. 물론 카드사측이 신용카드 배송을 비롯, 발급에 필요한 비용과 회원의 부가서비스 제공에 소요된 비용은 반환을 거절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년도 연회비를 무조건 회원이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해지할 경우에도 반환을 제대로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해지 시에는 초년도라 할지라도 일할 상각 후 연회비를 돌려받는 것이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