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구훈 골드만삭스 한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전무)는 2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올해 하반기 한국 증시를 좌우하는 핵심은 환율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끝나고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불거지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가 약세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권 전무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달러당 1010원대로 원화 강세 국면에 처할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1050~1070선에서 안정되면서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외국인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권 전무 주장은 최근 미국 골드만삭스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시장비중(market weight) 유지'로 떨어뜨린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권 전무는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2.9%로 크게 하락한 데다 환율 문제로 한국 기업들 실적이 악화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투자에 좀더 신중하자는 의미"라며 "기업실적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과 유럽 경기가 회복되면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시장을 겨냥할 것이고, 한국 증시에 대한 신중한 접근 논의는 미국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논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내년 미국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돌 것이며 이는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열띤 논쟁을 초래해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전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논의와 오는 10월 테이퍼링 종료로 인해 원화 약세로 옮겨갈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결제통화수단 다변화도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등 환율 문제에 긍정적으로 작
하반기 코스피 상단 전망치에 대해서는 작년 말 예상했던 2350선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6%가량 낮춰 2200을 제시했지만 중국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면 코스피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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