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24일(13:3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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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으로 버티는 동부제철에 대해 금융당국이 지원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데다 지주회사인 동부CNI를 포함해 동부메탈 동부건설 등 계열사 신용등급까지 일제히 강등당하면서 동부그룹 자금조달에 비상등이 켜졌다. 포스코마저 동부제철 인천공장 등 패키지 인수를 포기하기로 하자 동부그룹은 사면초가에 처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동부건설과 동부메탈 동부씨엔아이(CNI)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BBB-'은 투기등급(BB+)직전 단계다.
한국신용평가는 회사채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부정적'검토의견을 추가로 덧붙여 추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동부CNI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으로 내리고 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렸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동부그룹 자체 구조조정 노력이 지연되고 있어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동부그룹 구조조정 핵심인 동부제철 인천공장 패키지 매각 작업이 불발 위기에 놓이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포스코는 동부 패키지 인수를 지난 24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구조조정 작업을 지원하는 금융당국과 동부그룹 사이 갈등도 불거진 상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동부그룹 핵심 계열회사인 동부제철을 지원하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최근 동부그룹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금융당국은 채권단을 통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상태다.
유동성 부족에 시달렸던 동부제철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자체 상환할 수 없게 되자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은 이른바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자금을 지원해왔다.
동부그룹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다시 시계제로 상태에 돌입하면서 계열사들은 당장 만기 도래하는 공모회사채 차환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직전까지 내몰리면서 최후의 보루 격인 리테일(개인투자자)을 통한 자금조달도 어려워질 위기에 놓였다.
동부그룹은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보다는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회사채를 발행해왔다. 동부그룹 계열회사들 신용등급이 BBB급 수준이라 회사채에 투자해 줄 기관을 찾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자금을 모으다 보니 연 7~8% 수준 고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신용등급 강등 이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동부그룹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어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동부그룹 계열회사들은 회사채에 알짜 자산을 담보로 넣어 담보부사채 형태로 자금조달 형태를 나서는 등 위기돌파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실제로 동부CNI는 신용등급 강등 이후 250억원 규모 담보부사채를 발행해 자금조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장과 기계장치 등 560억원 규모 담보를 제공했다. 담보를 넣으면서 신용등급 BBB 급을 받아 신용등급 강등 전 등급으로 발행했다.
앞서 동부메탈 역시 지난달 32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강원도 동해시 동부메탈 공장과 기계장치 등 3000억원 규모 자산을 담보로 넣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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