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말 문을 연 시흥 배곧신도시 초입의 한 건물, 매일 아침이면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주말에는 더 북적거린다.
이유는 국내 유명 강사들의 강연이 끊이질 않기 때문. 장소가 협소하지 않아도 준비된 200여 좌석은 늘 꽉 들어찬다. 되레 좌석이 모자라 서서 경청하는 주민들도 부지기수다.
여기는 도대체 뭐하는 곳일까.
인근 주민들이 참새방앗간처럼 드나드는 이곳은 바로 ‘배곧누리 홍보관’이다. 한라건설과 시흥시가 공동으로 만든 이곳은 ‘배곧신도시’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조성됐다.
↑ [배곧누리 2층 스카이라운지에서 바라본 배곧신도시 전경. 중앙에서 우측으로 멀리 송도신도시까지 볼 수 있다.] |
본래 배곧신도시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갯벌과 염전이 있던 곳이다. 그러나 1980년 총포화약성능시험장의 용도로 매립이 시작됐고, 1990년대에는 부변지역의 개발이 본격 시작됐다.
이에 따라 2000년대 화약성능시험장이 문을 닫고, 2006년 시흥시는 ㈜한화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신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개발속도가 더디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2006년 군자매립지소유권을 이전받은 배곧의 도시개발구역 지정승인은 2009년이 되서야 떨어졌다.
그 뒤 2010년 개발계획이 수립돼 첫 삽을 뜬 제 1공구는 현재 공정률 50%를 보이고 있고, 제2공구는 2013년 3월, 제3공구는 같은해 5월에야 공사에 들어갔다.
↑ [배곧누리 홍보관에 설치된 모형도로 본 배곧신도시와 인근 전경] |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는 한라건설이 배곧신도시 내 특별구역 24만9000여㎡ 부지에 67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그 수익금으로 66만1000여㎡ 부지에 캠퍼스 기초시설을 지어 서울대에 무상 제공하는 방식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 [시흥시 이충목 미래도시개발사업단장] |
이곳에는 서울대학교 강의동만 들어서는 게 아니다.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내 교육 및 의료복합용지에는 강의실을 필두로 기숙사, 교직원아파트, 병원 및 노인 요양시설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배곧신도시는 교육·의료·일자리까지 만들어지는 융복합도시로서의 모습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의료·산학클러스터의 조성이 끝나면 예상 고용창출 인원이 5280명에 이르고, 생산가치는 무려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배곧신도시 인근의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이곳은 친환경 첨단복합 산업단지로 개발될 예정으로 캐논코리아 등 100개여개의 기업체가 가동 또는 착공에 들어가 2016년께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또한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사업이 완료되는 그해 프리미엄 아울렛도 들어선다. 지난 1월 공모 공고를 낸 프리미엄 아울렛은 지난 4월 25일 우선협상대상으로 신세계사이먼이 선정됐다. 개관시 아시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게 이충목 단장의 말이다.
그러나 서울로의 접근성은 그다지 좋지 않아 수도권 수요보다는 지역 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 분양 관계자는 “인근인 정왕동의 아파트들은 1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가 많아 이주 예상 수요가 많다”며 “배곧신도시는 시흥 내 수요 뿐만 아니라 인근의 송도신도시는 물론 안산 등과도 비교해봤을 때 평균분양가가 저렴한 수준이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 [지난 2010년 배곧신도시에서 분양해 완공을 앞둔 SK건설과 호반건설의 아파트 단지 모습] |
올해 배곧신도시에는 총 5000여 가구가 신규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 4월 골드클래스가 B4블록에 690가구를 공급하는데 이어 호반건설도 4월 1206가구 분양에 나섰다.
올해 10월 2700가구 1
분양 관계자는 “지난 2년간 배곧신도시에 공급된 SK뷰와 호반베르디움이 100% 분양을 완료하자 아파트 용지 선점 경쟁도 치열해져 최고 69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며 “완공을 앞둔 현재는 5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흥 배곧신도시 =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