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유가 상승은 경기회복기 총수요 증가(특히 중국 수요)에 의한 것이었고 따라서 주식시장도 상승 흐름을 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수요 부족으로 안정됐던 유가가 공급 부족으로 인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기업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져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한다. 현재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염려하고 있는 디플레이션은 해소될 수 있겠으나, 경기회복 없이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번진다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중앙은행의 처방을 받아 치료가 가능한 디플레이션과 달리 정책적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연초에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위험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주요 물가지표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플레이션에 관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이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올라 201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Fed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진행됐던 양적완화를 10월께 종료하고 '상당 기간이 지난 후'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을 계획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위험이 있다. 경기가 충분히 회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경우 다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옐런 의장은 "최근 물가지표는 왜곡된 통계적 잡음"이라며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고 연간 0~0.25% 수준 제로금리 정책을 상당 기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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