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19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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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시장에서 롯데그룹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신용등급 AA+)이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회사채 공모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롯데그룹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반기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만기가 대거 예정돼 있어 공모채 발행은 연초에 비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7월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전환사채(CB)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이 지난 2011년 발행한 1조원 규모의 해외CB 가운데 대부분 물량에 대해 풋옵션(조기상환권)이 행사되면서 내달 상환해야 할 자금만 8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롯데쇼핑은 이번 회사채 발행과 자산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CB를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대부분이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기업인 롯데그룹은 올해 우량채 발행 환경이 상당히 우호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모채 발행을 꺼려 의문을 자아냈다. 올들어 롯데그룹 계열사가 공모로 발행한 회사채는 지난달 롯데푸드가 발행한 500억원이 전부다. 지난해 롯데 계열사의 총 공모발행 규모가 1조71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수천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롯데건설과 롯데하이마트 등도 공모시장보다는 단기자금 시장을 활용해 왔다. 특히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호텔롯데는 올해에만 2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시장 상황과 전 대표의 구속 등 올해 롯데 계열사들이 악재에 시달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호텔롯데는 과도한 정보 공개를 우려해 자금조달 채널을 사모로 돌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악재들이 어느 정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만큼 이번 롯데쇼핑의 회사채 발행을 계기로 롯데 계열사들의 자금조달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는 "롯데그룹은 대부분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높아 마음만 먹으면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발행 환경이 기업에 상당히 유리한 상황인 만큼 회사채 발행에 대해서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도래하는 만기 규모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하반기 롯데 계열사들의 회사채 만기 규모는 총 1조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케미칼은 하반기 2차례에 걸쳐 총 6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롯데제과(1000억원), 롯데칠성음료(600억원) 등 우량 계열사들의 만기도 예정돼 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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