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채권파킹'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맥쿼리투자신탁운용(옛 ING자산운용)에 대해 중징계 방침이 결정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맥쿼리운용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잠정 결정했다"면서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18일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맥쿼리운용은 '갑'이라는 지위를 활용해 증권사들에 '채권파킹'을 요구했고 증권사들은 위법성 여부를 알면서도 거래가 끊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요구를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채권매매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를 통해 채권을 매매하며 증권사는 매매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증권사로서는 채권 매매를 위탁하는 주요 고객인 자산운용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맥쿼리운용은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아이엠투자증권, HMC투자증권, 신영증권, 동부증권, 현대증권 등 7개 증권사를 통해 채권파킹 거래를 해왔다. 맥쿼리는 10년물 국채를 증권사에 자신들 명의로 매입하게 한 뒤 매입 시점 가격으로 나중에 증권사에서 채권을 인수했다.
채권 가격 상승이 예상될 때 운용자산보다 더 많은 채권을 담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운용사가 그만큼 이익을 보게 됐다. 문제는 이 같은 거래 과정에서 금리가 급락하면서 발생했다. 변동성이 크지 않은 시기에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채권금리가 급등할 경우엔 손실을 보전해 줘야해 문제가 생긴다. 이와 함께 맥쿼리는 '파킹'한 채권 중 수익이 난 부분에 대해 일부 기관에만 수익을 배분하고 일부 투자자에 대해 손실을 배분하는 등 기관 간 차별 행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 검사에 착수했고 오는 26일 제재심에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은 맥쿼리운용에 대해 3개월 영업 일부 정지와 과태료 1억원을 부과하는 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채권파킹에 직접 가담한 A본부장은 면직과 검찰 통보 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독 책임이 있는 상급자에게 3개월 직무 정지를 내리고 이에 가담한 운용 직원들도 징계 대상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파킹'에 가담한 KTB투자증권, 키움증권에는 '기관경고',
■ <용어 설명>
▷ 채권파킹 : 증권사에 구두로 채권 매수를 요청한 후 펀드매니저가 자신의 펀드에 바로 담지 않고 증권사에 잠시 보관하는 행위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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