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16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기업회생절차를 진행중인 상장사들이 인수·합병(M&A)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주력사업 부진과 눈덩이처럼 쌓인 부채로 인해 기업가치가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라 마땅한 인수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상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신우는 지난 12일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전 M&A 및 매각주간사 선정 계획'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공시가 발표된 직후부터 신우 주가는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장기간 재정난에 빠져있는 신우가 M&A를 통해 회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회생기업인 남광토건 역시 지난달 초 M&A 법원 인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후 남광토건의 주가는 매각공고, 인수의향서(LOI) 접수 등 매각일정이 진행되는 기간에도 계속 요동쳤다.
그러나 이들의 M&A 성사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가 급등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당 기업들은 주력사업 회생 가능성이 낮거나 이미 수차례 M&A에 실패하면서 매물로서의 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피혁제조업체인 신우의 경우 최근 10년간 영업이익(연간 기준)이 흑자를 낸 경우는 단 3번 뿐이다. 지난해에는 12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10년부터 적자가 지속돼 부분자본 잠식상태에 빠졌다.
실적이 나빠질 수는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재정난에 빠지는 과정에서 옳지 못한 회사 측의 대처였다. 부채상환을 뒷전으로 하고 신사업 찾기에 집중한 것.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에 빌린 대출연체금을 갚지 않고도 이를 알리지 않는 등 불성실공시를 반복했다.
지난해 말 반도체기업 포아텍을 100억원에 인수한 것도 논란을 일으켰다. 자금 여유가 없었던 신우의 인수대금 마련 과정은 물론 적자기업이 또 다른 적자기업을 사들이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위함이라는 회사 측 설명도 의혹을 샀다. 신우는 바이오 사업에도 진출하려 했으나 자금조달에 문제를 겪으며 좌초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채가 많더라도 사업가치가 충분하다면 흥행할 수 있지만 신우는 이미 기업가치가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며 "주력사업 손실이 지속되고 있어 동종 경쟁업체들도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남광토건 역시 M&A 추진 소식만으로 주가 급등락하기는 성급하다는 평가다. 현재 2~3개 업체가 남광토건 인수 LOI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600%대에 달하는 높은 부채비율과 M&A시장 내 건설사 매물들이 잇따라 매각에 실패하고 있어 인수대금 완납 전까진 성사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남광토건은 이미 수차례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남광토건이 출자전환으로 부채부담을 줄이는 등 수익성을 소폭 개선했지만 시장에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LIG건설, 동양건설 등 중대형 건설사들과 차별점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