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우리은행 24층 연회장에는 부행장ㆍ상무 등 이 은행의 임원 20여 명이 점심 도시락을 앞에 둔 채 앉았다. 이들은 점심시간 내내 연체율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열띤 토론을 했다. 이 자리에 이순우 행장의 모습은 없었다. 윗사람이 있으면 의견 내는 것을 꺼려할 수 있다며 일부러 자리를 비켜준 탓이다.
1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4월부터 행장 없는 '임원 회의(미팅)'가 매월 두 차례씩 열리고 있다. 조찬ㆍ오찬 형태로 번갈아 열리는 데 이 자리에서 임원들은 도시락을 먹으며 부서 간 소통을 하고 은행 발전 방향을 찾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논
대개 은행의 임원 회의는 행장이 주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 행장이 "윗사람이 있으면 의견을 내는 데 조심스러울 수 있으나 나 없이 제대로 토론하고 회의를 해보라"고 지시해 이러한 형태의 회의가 만들어졌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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