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좋아도 뒷배경이 없으면 은행에서는 승진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조직을 위해 충성하려 하겠나."
12일 국가미래연구원 주최, 매일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금융산업 신뢰의 위기 : 원인과 대책' 세미나에서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금융권에 팽배한 줄서기 문화가 최근 잇단 금융사고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모 은행 사례를 살펴보니 실적 우수자들은 모두 임원 승진을 못했고 뒷배경 있는 사람들만 승진했다"며 "실력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화로 인해 자기만의 살길을 찾다가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내부통제 강화로는 금융사고를 막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내부통제 강화보다는 지배구조 개혁을 통한 주인의식 회복과 조직문화 혁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직원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며 "주인의식을 가지고 조직을 통합한다면 고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간 유착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지나친 유착이 최근 잇달아 발생한 금융사고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징벌적 벌금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징벌적 벌금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징벌적 벌금은 경영 성과에 치명적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영진이 소비자 보호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권 소비자 보호는 결국 금융권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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