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04일(10:5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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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 시장에서 특정 매물을 손에 넣기 위해 인수후보간 전략적 '컨소시엄' 구성이 잦아지고 있다. 알짜 매물을 놓치기 보다는 후보간 결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는 모습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본입찰을 마감한 동양파워 인수전에는 총 3곳이 참여했다. 모두 7곳이 실사를 통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점을 감안하면 4곳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본입찰에 들어오지 않은 후보는 두산중공업과 한화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등 2곳 뿐이다. 애당초 각각 후보로 참여했던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각각 삼탄과 SK건설·가스와 컨소시엄을 맺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 M&A 업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금력과 사업성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한 컨소시엄 후보들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농협PE-글랜우드 컨소시엄은 동양매직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농협의 유통망과 정수기 렌탈사업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제시한 인수가격(3000억원)도 타 후보들에 비해 가장 높았다.
컨소시엄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의 결합이다. 사업 연관성은 높지만 자금력이 달리는 SI와 자금력이 뒷받침 되는 반면 접점이 없어 수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는 FI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구조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존 컨소시엄 구성을 넘어 딜의 성격에 따라 컨소시엄 구성 시기나 방식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자회사 인천종합에너지 매각의 경우 잇따른 유찰에 따라 매각 방식이 수의계약 형태로 바뀌면서 각각 단독 후보로 나섰던 미래엔인천에너지와 K3에쿼티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인천종합에너지 지분을 보유한 또 다른 후보인 삼천리와의 경쟁을 위해 구성된 미래앤-K3에쿼티 컨소시엄은 현재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등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떠오른 상태다.
동양파워의 경우 예비실사까지 단독으로 참여했던 SI들이 본입찰을 앞두고 결합했다. 자금 및 운영능력을 갖춘 SK, 삼탄과 시공능력을 갖춘 대우, 대림 등 EPC사 간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반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대상 선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인 가격 측면만 보더라도 금액을 분담하는 컨소시엄쪽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며 "그룹 오너의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바탕으로 한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알짜' 매물을 놓치기 보다는 공동 참여를 통해서라도 딜을 뺏기지 않으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잦은 컨소시엄 구성은 딜을 지연시키거나 무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도 컨소시엄 구성원 중 한 쪽이 인수에 소극적일 경우 가격 부담에 대한 의견 차로 딜이 깨지기도 한다"며 "특히 일반 기업이 대부분인 SI와 투자전문회사가 주를 이루는 FI 간 결합은 투자 목적이나 M&A시장에 대한 시각 차이가 커 딜 성사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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