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은 돈의 움직임을 읽기가 매우 힘들다. 예전에는 큰 그림에 대한 베팅, 즉 2~3년간 묻어뒀을 때 큰돈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문화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투자 기간이 매우 짧아졌기 때문이다. 롱숏 펀드, 패시브 펀드, 헤지 펀드의 비중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발달로 각종 거시경제 동향과 각국 협회에서 제공하는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신제품에 대한 전문사이트와 블로그의 평가, 소비자의 댓글이 향후 판매 동향에 대한 빠른 예상을 가능케 한다. 또 부동산, 채권, 예금, 상품(Commodity) 등 투자대상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주식 투자가 하향 조정된 것도 한몫한다. 좁은 구간에서 짧은 수익을 내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역발상,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잔 파동의 진폭이 좁아질수록 추세의 기울기를 예상해봐야 한다. 필자의 경우 담당하고 있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타이어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예상하고 그에 맞춰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미 성숙된 시장인 미국, 유럽, 일본은 이제 교체 수요 외 신규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2020년까지 대형 신흥시장인 중국과 인도가 글로벌 성장의 대부분을 이끌어 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 이후에는 대형 잠재시장인 아세안과 아프리카가 바통을 이어받게 될 것이다.
아쉽게도 대형 잠재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5~6년간 대형 신흥시장 성장기가 한국에는 기회다. 중국, 인도는 우리가 한 발 앞서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실수 없이 성장해 나간다면 아세안, 아프리카 투자도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현대ㆍ기아차,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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