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5%로 2002년 5월(68.6%)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은 63.8%로 2001년 11월(64.4%) 이후 가장 높았고, 광주 남구는 통계가 작성된 1998년 12월 이후 전국에서 처음 80%를 돌파했다.
실제 5월 말 현재 광주 남구 주월동 덕산아파트 109㎡ 매매가는 평균 1억4000만원인데 비해 전세금은 평균 1억175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83.9%에 이른다. 광주 남구 백운동 백운우방아이유쉘 112.53㎡ 전세가율도 85.8%까지 치솟았다. 광주 북구의 전세가율도 78.6%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광산구(77.2%), 동구(76.7%) 등도 각각 4ㆍ6위에 오르는 등 광주 전체의 전세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 몰려 청약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실제 최근 광주 동구에 분양한 '무등산 아이파크'는 808가구 모집에 1만9238명이 몰려 평균 2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형별로는 2가구가 공급되는 59A㎡(이하 전용면적)가 200대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84B㎡(75가구) 86.23대1 △101B㎡(40가구) 23.48대1 △84C㎡(301가구) 20.32대1 등이다. 광주 전세난은 경매시장까지 번지면서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주 광주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국 평균 70.3%보다 높은 75.2%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성북구의 전세가율이 70.9%를 기록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69%)와 구로구(68.6%), 동작구(68.1%) 등이 뒤를 이었다. 30ㆍ40대 젊은층과 신혼부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일수록 전세가율이 높았다.
반면 재건축 대상인 노후 아파트가 많은 강남구(56.1%)와 서초구(59.5%) 등의 전세가율은 낮았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과천시로 49.1%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와 같은 전세난이 재현될 경우 우리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며 "생애 최초 주택구입지원을 강화하는 등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지원하는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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