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원선이 붕괴되며 개장한 원·달러 환율이 1017원대까지 연 저점을 낮췄지만 외환 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면서 1020원선을 회복해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대비 0.5원(0.05%) 떨어진 102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하락한 1018.0원에 개장했다. 1020원선이 붕괴된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8년 8월 7일 1016.5원을 기록한 지 5년 9개월만이다.
지난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역외시장 환율도 1020원 아래로 밀렸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장 시작 전부터 개장 환율이 1020원을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 당국의 개입 방어선으로 인식되던 1020원이 개장 직후 무너지면서 숏 마인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우려한 외환 당국은 개장 초부터 레벨을 끌어올리는 고강도 달러매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1023.5원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고점 대기 매물이 공급되면서 되밀린 원·달러 환율은 치열한 '힘 겨루기'를 마감 직전까지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과 역외 매도세가 꾸준하게 등장했지만 외환 당국이 달러매수 개입에 나서 매물을 흡수한 데다 공기업 결제수요도 꾸준하게 등장해 개장 초반의 낙폭을 만회할 수 있었다.
1030원대 초반 수준에서 5월 거래를 시작했던 원·달러 환율이 월 시작가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유지한 끝에 1020원 부근까지 레벨을 낮춰 월간 거래를 마무리한 셈이다. 수출 호조세가 지속됨에 따라 대규모 경상 및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당분간 유
델톤 측은 "다음달에도 경상과 무역 수지 등 이른바 '쌍둥이' 수지가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자금 유입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여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하락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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