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28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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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올해 시장내 발행금액 최대·발행만기 최장 기록을 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고비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 LG전자가 올해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채 시장의 선봉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전자(신용등급 AA)는 최근 3000억원 목표로 발행을 추진한 회사채의 최종 발행금액을 모집액의 2배인 60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단일 발행 건으로는 올 들어 최대 금액이다.
특히 이번 회사채에 포함된 15년물(600억원)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15년물은 LG전자가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만기가 가장 긴 것이다. 올해 발행된 15년 만기 회사채는 초우량 등급(AAA)인 SK텔레콤의 15년물을 포함해 두 건이 전부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흐름에 따라 기관 자금이 장기물에 몰리고 있다"며 "10년 이상 장기물은 LG전자나 SK텔레콤과 같이 사업 안정성이 뛰어난 기업이 발행해야 수요가 뒤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회사채 시장이 회복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LG전자와 같은 '빅 이슈어(big issuer)'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는 "지난해 시장이 극도로 경색됐을 때 LG전자가 회사채 발행에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 시장 회복에 큰 기여를 했다"며 "올해에도 대규모 발행에 나서면서 회사채 시장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는 STX와 동양 사태로 인해 침체된 시장 환경 속에서도 8000억원을 조달하면서 시장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LG전자를 통해 시장 수요를 확인한 기업들이 뒤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이다.
올들어 LG전자의 왕성한 자금조달 활동으로 인해 LG그룹 전체 발행규모는 10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업계는 공격적인 시장자금 조달 기조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재무 안정성을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다소 높지만 유동성 대응 능력은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꾸준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차입규모가 일정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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