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이 안착되고 대형주 매력이 다시 부각되면서 그동안 낙폭이 컸던 경기민감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 장세로 최근 수익률이 양호한 전ㆍ차(전기전자ㆍ자동차) 업종 외에도 다른 업종으로 '낙수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 유럽 양적완화나 중국 당국의 유동성 확대 조치에 대한 기대감도 이런 분위기를 키우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물가 컨센서스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는데 이는 신흥국 수출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 경기지표 개선과 국내 기업 이익 추정치까지 오른다면 외국인 매수는 더 공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기간 소외됐던 경기민감주 매수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들어 낙폭이 큰 경기민감 업종은 화학(지난 23일 기준 -9.2%), 철강(-7.7%), 조선(-22.0%), 은행(-8.7%) 등이 꼽힌다. 이 분야들은 실적 부진과 중국발 불황으로 인해 코스피 하락률(-0.7%)보다 크게 떨어졌다. 오 팀장은 "다음달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예비치는 올해 처음 50을 넘을 것"이라며 "경기민감주 가운데 화학 철강 은행 수익률 상승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에도 이 업종들은 상반기 부진을 털고 중국발 훈풍에 하반기에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화학 업종은 작년 상반기 19%나 하락했다가 하반기 18% 넘게 올랐고, 철강 조선 은행 업종도 하반기가 더 좋았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장기소외주 반등이 기대되는데 정유 업종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GS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에
하지만 소외된 대형주 투자에 조심하라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화학 철강 같은 중국 경기에 민감한 업종은 일시적인 부양책에 오를 수 있지만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2~3개월 단기 상승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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