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ELS시장에서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좇는 대신 지수형 ELS나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채권(ELB) 같은 안전한 상품에만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 부진에 원금 손실(Knock-in) 사례까지 속출하면서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종목형 ELS 발행도 위축됐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가 열흘 넘게 지속되는 등 증시 분위기가 좋아지자 투자자들이 서서히 위험자산 베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기엔 아직 망설여지지만 증시 하락 리스크는 많이 줄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종목형이나 원금비보장형 ELS 투자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김명국 대신증권 파생상품 영업팀장은 "채권이나 원금보장형 상품에 투자해봐야 연 수익률이 3~4%에 불과하고 지수형 ELS 수익률도 한두 달 새 많이 떨어졌다"며 "최근 리스크를 더 지더라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해달라는 투자자들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종목형 ELS의 재등장이다. 키움증권은 현대차와 대림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30일까지 판매할 계획이다. 이 상품은 발행 후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는데 1년 내 현대차와 대림산업 주가가 5% 이상 떨어지지 않거나 향후 2년 내 10% 이상 하락하지 않는 경우, 향후 3년 내 15% 이상 하락하지 않는 경우에 연 수익률 13.2%로 상환된다. 만기인 3년 후까지 ELS가 조기 상환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현대차와 대림산업 주가가 40% 이상 급락한 적이 없다면 연 13.2% 수익을 지급한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하는 ELS는 기초자산이 삼성중공업과 코스피200이다. 두 상품 모두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10% 이상 수익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ELS를 매수하는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도 이전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원금이 보장되는 ELS의 경우 증권사가 제시한 조건을 모두 충족해도 기대 수익률이 4%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발행되는 ELS 상품들은 원금보장이라는 안전장치를 없애는 대신 목표 수익률을 높였다.
동부증권은 ELS 수익률에 대한 높아진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초자산으로 레버리지 지수를 도입했다. 레버리지 지수는 기준이 되는 주가지수 하루 변동 폭의 2배만큼 움직인다. 그만큼 변동성 위험이 높고 위험을 감수한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도 크다는 설명이다. 코스피200 레버리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해피플러스ELS제1361회'는 향후 1년 내 지수가 10% 이상 떨어지지 않거나 2년 내 15% 이상 하락하지 않는 경우 연 7.11% 수익이 지급되는 구조다.
■ <용어 설명>
▷리스크온(Risk-On) : 증시 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채권 등 안전자산 대신 위험도가 있는 자산으로 투자자금이 쏠리는 현상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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