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찬가지로 변화 흐름에 따라 글로벌 경제 상황을 구분 짓는 용어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고성장ㆍ고부채 시대를 '올드 노멀(Old Normal)'이라고 일컫고, 금융위기 이후 부채 축소를 통한 구조적 저성장을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부른다.
뉴 노멀 시기에는 볼커룰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됐고 G2로 대변되던 두 강대국의 시대에서 G20 시대로 금융질서가 재편됐다. 아울러 정부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시장 주기에 따르면 지금쯤 부양책을 써서 다시 확장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최근 저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장은 '뉴 뉴트럴(New Neutral)'이란 말이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 기어를 중립에 뒀을 때처럼 경기가 급속도로 하강하지는 않더라도 회복 또한 빠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이 용어를 대중화시킨 채권운용전문회사 핌코자산운용은 저성장 시대에 미국 금리도 생각만큼 오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기가 지나는 시점에서 점검해보면 연초부터 투자된 자산 수익률은 미미하다.
연초 이후 미국 시장은 다우존스 기준으로 0.6% 상승했고, 유럽 시장은 4.4% 올랐다.
한국 시장도 0.28%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 시장이 2년간의 박스권을 벗어날까 시장 참여자들이 관심 있는 눈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은 요원하다. 펀더멘털 뒷받침 없이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인 신흥국이 있긴 하나 일반인이 투자하기에 시장 규모는 작고 변동성은 커서 제약이 따른다.
결국 합리적 투자자는 거시경제를 바탕으로 상승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뉴 뉴트럴 시대의 저성장 생태계에서는 목표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새롭게 조정해야 한다.
주식형에 투자하면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목표로 잡았다면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정기 예금금리가 오르기 점점 어려워지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금리+α'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만기가 길더라도 경쟁력 있는 채권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정기예금만 고집하던 기업들이 최근 채권 시장에서 장단기물을 매수하는 등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점은 새로운 시대의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으로 보인다.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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