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청약률 뒤 수천명 몰리는 4순위

초기 미계약분을 예상하고 견본주택에서 4순위를 선점하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받은 신규분양단지에 분양가구수를 초과하는 1000여명 이상의 4순위 대기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4순위란 1~3순위 청약 당첨자들이 초기계약을 한 뒤 남은 미계약분은 선착순으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것으로, 청약통장사용이나 재당첨금지 등 제약이 없다. 일반적으로 시행사 측은 견본주택에서 100만원 가량 증거금을 받고 선착순번호를 부여해 순위를 정하고 있다.
청약통장을 아낄 수 있고, 미계약분 중 동호수를 선택분양받을 수 있는 장점에 일부에서는 일반청약보다 선호되기도 한다.
지난 15~16일 3순위까지 1.1 대 1로 일부 평형에 미달이 난 '미사강변2차 푸르지오'는 모집가구수(1062가구)를 상회하는 4순위 대기자를 확보했다. 예약증거금이 1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선금만 10억여원이 쌓인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연말 1차 분양에서 초기계약률이 60%인 점을 고려해 상담을 통해 4순위에 이름을 올린 고객이 많았다"며 "당첨자 계약 이후 잔여가구 분양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했다.
현대건설이 당진시 송악도시개발구역에 분양중인 '당진 힐스테이트(915가구)'도 순위 권에서 청약을 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4순위에만 이미 1000여명이 접수를 마친 상태다.
분양 관계자는 "4순위 분양에 대비해 '내 집 마련 퍼스트카드'라는 일종의 사전 예약 신청서를 받아 왔다" 며 "정식계약과 예비당첨자 계약을 마친 후 4순위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계약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시흥 배곧신도시에 분양중인 '시흥 배곧 호반베르디움 2차'의 경우 지난 15일 3순위까지 경쟁률이 3대 1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낙첨자와 미청약자들이 몰리면서 4순위로 1500여명의 대기자가 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은 특정 인기 지역 빼고는 초기계약률이 높아도 70%선이기 때문에 빠른 순번의 4순위자는 청약1순위 못지않은 기회를 얻게 된다"며 "영리한 고객들은 청약여부와 상관없이 견본주택 오픈 전부터 달려와 4순위부터 걸고 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