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공기업에서 은퇴한 김성철(64)씨는 퇴직 이후 몇 번의 투자 실패 후 마지막 여유자금을 분양형 호텔에 투자할 계획이다. 은행금리가 3%대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반해 연 7~10%에 달하는 고수익이 보장되는 분양형 호텔이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하지만 분양형 호텔이 아직 생소한 탓에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워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김씨처럼 은퇴 후 안정적 투자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분양형 호텔이 주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경닷컴은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2014년 호텔 분양대전 세미나를 열고, 최근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과 분양형 호텔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제안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늘어나는 숙박시설과 투자 요령에 대해 발표했다. 박 대표는 ▲ 오피스텔과 등기형 호텔 분양시장의 전망 ▲ 등기분양이란?(지분등기와 구분등기의 구분) ▲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과 일반숙박시설의 비교 ▲ 투자시 체크포인트와 주의점 등에 대해 강연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분양형 호텔은 잘 알려진 호텔 체인 등이 운영을 맡는 경우가 많고, 수익은 1년 치 객실운영 수익을 배당받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위탁관리 분양호텔은 투자자가 직접 운영 및 관리를 할 필요가 없는데다 다른 임대상품처럼 직접 임차인을 구하거나 계약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크게 4가지로 나눠 분양형 호텔의 투자 요령을 제안했다.
◆ 시행 및 시공사의 재무건전성과 불법여부 확인 = 오피스텔(업무시설)로 허가를 받아 숙박시설로 전환할 때는 준공이 끝난 뒤 시행사를 바꾸고 분양주의 100% 동의를 얻어야 한다. 숙박업으로 변경하지 않고 분양주가 일일 대여를 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시행 및 시공사의 규모나 재무건전성, 분양성 등도 확인해봐야 한다. 분양형 호텔의 경우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경우가 많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객실 가동률이나 운영 수익을 높일 경영 계획이 잡힌 호텔이면 더 믿을만 하다.
◆ 구분등기 분양 호텔이 안전 = 일부 분양형 호텔의 경우 개별등기란 모호한 표현을 쓰면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개별등기란 지분등기와 구분등기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지분등기는 등기부에 구체적인 호수가 정해져 있지 않고 3/1000과 같은 형태로 지분만 표시된다. 일부 투자자 지분이 경매로 넘어갈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계약자가 추후 매각을 하려해도 쉽지 않고 물론 은행권 대출도 어렵다고 봐야 한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지분등기의 한계를 알지 못하거나 인허가 등기 등 관련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기도 한다. 특히 분양업자들은 개별등기가 가능하다며 투자자들을 현혹시키고 있지만 개별등기는 이들이 만들어낸 용어로 정확한 법률 용어가 아니다. 구분등기가 된다고 해도 분양형 호텔은 환금성 면에서 태생적 한계가 있다. 더구나 지분등기라 하면 재산권 행사에 제한이 따르고 추후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 지분등기로 쪼개 많이 분양된 전국 각지 쇼핑몰의 경우 지금까지도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 입지가 수익률 보장의 열쇠 = 동탄에 운영 중인 R호텔은 현재 실투자 대비 10%대 이상의 높은 수익률과 수천만 원 가량의 프리미엄(웃돈)까지 붙어 있는 상태다. 2006년 공급된 이곳은 2008년 9월 본격적인 영업 이후 꾸준히 평일 호텔 가동률이 약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당초 보장됐던 8% 확정수익률은 2012년 9%, 지난해에는 9.3%까지 올랐다.
이는 인근 삼성전자 나노시티 화성캠퍼스, 기흥캠퍼스, 종합기술원 등에 드나드는 협력업체 직원과 바이어들의 이용이 증가한 것 때문으로 분석되며, 현재 전용면적 30㎡ 기준 프리미엄이 2000만 원 이상 붙어 1억8000만 원선까지 몸값이 높아졌다.
박 대표는 “수익률과 매매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지금은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따라서 앞으로 전국적으로 분양형 호텔상품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분양받을 호텔의 주변 입지는 꼭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 사업자 현장을 가보는 것도 중요 = 1억 원대 이상의 투자상품이 소액투자라는 점이 있지만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따라서 견본 주택에서 상담사들의 말만 듣고 결정하기 보다 실제 현장을 가보고 입지여건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박 대표는 “분양형 호텔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 연령대의 베이비부머가 많다”며 “주로 1억 원에서 2억5000만 원선으로 투자금액을 정해 은퇴자나 소액 투자자에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객실별로 등기 분양을 받거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또는 연 수익률 확정 보장을 내건 호텔도 적지 않아 투자 수익률 부담을 덜 수도 있다”며 “객실 분양을 받는 사람이 사업자가 되기 때문에 건물가액 10%의 부가세를 되돌려 받아 수익률을 더 배가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