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의 삭티 시바 아시아ㆍ태평양 주식전략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하반기 아시아에서 한국과 인도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 상장사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3%로 한국(10.6%)보다 낮지만 주가 수준은 오히려 더 높다"며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시바 대표가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져온 실적 정체가 조만간 상승 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기업 올해 실적 전망 하향 추세가 3월부터 5월 사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면서 "실적 하향 국면이 마무리되면 외국인 자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 증시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이 하반기 미국 경기 회복과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수출과 내수에서 모두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경기와 관련해 그는 "최근 만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있는 친구들도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시바 대표는 하반기 한국 시장에서 '톱픽(최우선 추천종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꼽았다. ITㆍ반도체가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확대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전자 이익 전망 하향이 충분히 진행됐다"면서 "이제 삼성전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내수주 가운데서는 신한지주와 현대산업개발이 가장 유망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한국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 은행과 건설 업종 주가 상승이 돋보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그는 한국 네이버나 중국 바이두 등 인터넷 포털을 사례로 들면서 실적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신경제(New Economy)
한편 그는 인도에 대해선 최근 총선 결과가 재정지출 확대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경제와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