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불거진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갈등이 5년 전에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유사한 갈등이 재연되자 금융당국은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경영상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어서 KB내분 사태는 그 결과와 상관없이 경영진 책임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30일 감사위원회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전산시스템 교체 갈등과 관련한 해결책 모색에 나선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한 사외이사는 2009년 12월 자회사인 국민은행의 차세대전산시스템 기종 선정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국민은행이 차세대시스템 전산기종을 선정할 때 컨설팅업체가 추천한 유닉스 기종 대신 IBM 기종이 최종 선정된 것과 관련해 이 사외이사가 IBM 기기 선정에 힘을 실었다는 것이다. 당시 국민은행장은 강정원씨였다.
또 다른 K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업체가 국민은행과 정보기술(IT) 시스템 유지·보수 계약을 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 금감원에 경영 유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년 전에도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해 검사한 적이 있다"면서 "그동안 이런 갈등 구조가 해결되지 않고 재연됐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이사회가 내주 재논의를 통해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더라도 특별 검사는 예정대로 시행해 해당자들을 제재할 방침이다.
이미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20여명의 검사인력을 투입했으며, 검사 과정에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최고경영진 사이의 의사 결정 등 각종 내부통제 부실 정황이 포착돼 검사 기간을 6월 초까지 연장했다.
이는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에 따른 의사 결정에 대한 검사이지만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갈등에 따른 KB금융의 도덕적 해이와 연이은 금융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2000억원 규모의 국민은행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이사진 간 이견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빨라야 오는 30일 다시 감사
앞서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사외이사들은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해법을 찾았지만, 각자의 입장만 확인한 채 합의에 실패했다.
30일 이사회 합의안이 어떤 형태로 도출되더라도 국민은행과 이사회로서는 이미지와 신뢰성 추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