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21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상장 기업들의 유형자산 처분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로 운영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영업용 자산까지 팔아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형자산을 처분하기로 공시한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18곳이다.
자산매각을 공시한 대부분의 기업은 오랜 실적 악화로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오는 30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경기도 안산시 소재 125억원 규모 상가 건물을 매각키로 한 케이피엠테크는 지난 3년간 영업손실이 이어진 탓에 올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달 45억원 규모 건물을 매각한 와이즈파워 역시 3년 이상 적자가 지속된 탓에 현금성 자산이 1억600만원에 그쳤다.
강관업체 용현비엠의 경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본사 소재 토지 건물 및 부속시설까지 매각했다. 최근 4년간 순손실(지난해 280억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2009년 87억원에서 지난해 1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돈 줄 마른 유가증권 상장사들의 자산처분도 이어지고 있다. 여성용 내의 제조·판매업체 남영비비안은 지난 16일 390억원 규모 토지 일대를 천안신부동지역주택조합에 매각했고 최근 3년 연속 적자상태인 한국화장품은 지난 3월 자산총액 대비 78.37%(890억원) 규모 종로구 서린동 서린빌딩을 매각했다. 이밖에도 한진중공업, 대원강업 등 올들어 7개 상장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총 3030억원 규모의 토지 및 건물 자산을 매각했다.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상장사들의 급전 마련용 자산 처분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 등 금융권에 대한 차입금 상환일이 돌아오고 있지만 뚜렷한 자금조달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난에 빠진 상장사들의 경우 일시적으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채권 발행을 통해 사채원리금을 돌려막을 수 있으나 이자비용 부담은 점점 가중된다"며 "당분간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자산 규모 자체를 줄여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