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상초유의 KB금융 내분사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3일 오전 9시께 감사위원회와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의혹과 갈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끝났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이날 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27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전산변경과 관련한 안건을 재논의하기로 했다"면서 "전산교체 작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전산시스템을 IBM이 독점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IBM, 오라클 등 여러 전산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유닉스시스템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한국IBM에서 이메일을 접수한 정병기 감사와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은행 전산시스템 변경 결정과정에서 리스크의 의도적 배제와 시스템 전환 과정상의 불공정, 시스템 교체로 인한 비용절감, 보안상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삼아 이사회에
국민은행 규모의 금융사가 전산시스템을 전면교체 하는 데에는 최소 2000억원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민은행장과 감사쪽은 이러한 비용 추산이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문제를 제기했고 리베이트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