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20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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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1위 SK에너지가 GS칼텍스에 이어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두 회사의 발행 결과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1·2위 업체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마저 AA+로 같아 비교 대상이 되기에 '안성맞춤'인 상황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최근 우리투자증권과 대표주간 계약을 체결하고 회사채 발행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SK에너지는 6월 발행을 목표로 오는 28일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구체적인 발행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SK에너지 회사채에 대해 업계 1위 지위와 함께 자산 규모 기준 재계 3위에 올라 있는 SK그룹의 대외 신인도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SK에너지의 실적 악화에 따라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압박을 받는 등 발행을 앞두고 악재에 시달리는 점은 GS칼텍스와 닮은꼴이다.
SK에너지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수익성 악화와 원화 강세 영향으로 지난해 117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K에너지의 실적 악화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GS칼텍스는 지난 8일 만기가 돌아왔던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4월 운영자금 1000억원을 포함해 7년 만기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GS칼텍스는 수요예측 당시 모집액을 초과하는 3050억원의 기관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유효수요 안에 2950억원만 들어오며 결과적으로 수요 미달을 기록했다. 발행 당시 기름 유출 사고와 국제신용등급 하락 등 잇단 악재로 인해 높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IB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 회사채에 기관 투자가들의 우량채 수요가 몰리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다만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업황이나 회사채 발행 규모 및 만기에 따라 GS칼텍스와 마찬가지로 '대박'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측면에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당히 불리한 조건 속에서 발행을 감행했던 GS칼텍스의 발행금리는 회사 측이 제시한 금리밴드 최상단인 개별 민평금리에 0.02%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최근 우량채의 낮아진 가산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SK에너지의 발행금리는 개별 민평금리 아래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GS칼텍스의 회사채 발행 당시와 비교하면 상황은 다소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계 선두 지위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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