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신용카드 선택시 레스토랑 관련 혜택을 가장 중시하는 미식가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꼼꼼히 따져가며 즐겨찾는 맛집 혜택을 뒤져 신용카드를 발급받았지만,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로 다시 머리가 아프다.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 통보한다지만 일일이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데다, 일방적으로 내려오는 카드사의 지침에 A씨는 꼼꼼히 따져 발급한 신용카드가 무용지물이 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카드사들은 고객 유인을 위해 부가서비스 혜택을 내걸지만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몰릴 경우 제휴사에 대한 부담금액을 감당할 수 없어 일방적으로 제휴혜택을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당국은 부가서비스 의무기간을 3~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부가서비스 축소시 SMS 문자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위 사례는 카드사 고객이 제기한 민원 중 가장 많은 유형중 하나인 '부가서비스 축소'의 대표적인 경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가 처리한 민원 중 부가서비스 축소·연회비 부당청구 관련 내용이 약 4000건으로 전체 처리 민원 건수 8790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금융감독원은 매년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민원발생 평가결과'를 내놓고 있다.
민원평가는 금감원이 처리한 회사별 민원 건수와 금융사 해결 노력, 영업규모를 감안해 금융사의 민원 관련 점수를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미흡), 5등급(불량)으로 나눈 것이다.
2013년도 카드사 민원발생 평가결과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신한카드는 지난해 2등급에서 5등급으로 대폭 떨어졌다. 신한카드의 경우 2009~2012년 4년간 2등급을 기록한 반면, 롯데카드는 2011년 또 한차례 5등급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카드는 '고객 신뢰 없이는 미래도 없다'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 감동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전임직원이 정도 경영을 실천해 불완전판매 근절 및 VOC(Voice Of Customer)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금융소비자 보호가 최상의 가치임을 명심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고객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현업 부서에 공유하고 해결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VOC 처리 및 공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고객 중심의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매월 모든 임원들이 참석하는 '전사 cs day'를 개최하고 있으며, 매일 아침마다 이뤄지는 '부문/부서별 VOC공유회'를 운영함으로써 VOC의 근본적 개선을 통한 서비스 품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아울러 상품 서비스 출시에 있어서도 상품개발위원회와 실무협의체를 통해 상품 기획단계에서부터 고객 관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불편 사항들을 사전 점검하고 있으며, 상품이 최종 출시되는 단계에서도 유관부서간의 특이사항을 재점검하는 Q-SIGN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2011년에 이어 민원평가 최하위를 기록한 롯데카드는 타사에 비해 고객 관리가 느슨하다는 평이다.
롯데카드는 2등급을 기록했던 전년보다 민원이 41.1%나 증가한데다, 고객정보 대규모 유출로 3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아 5등급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의 주요민원은 부가서비스와 한도 축소, 발급 거절 등 각사마다 대동소이하다"며 "이에 따라 각 사의 고객 관리 노력에 따라 불만 건수도 증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민원 발생건수를 매길 때에는 해결 여부를 떠나 회사에 책임을 돌릴 수 없는 것이나 단순질의는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결이 된 민원도 건수로 집계되지만, 가중치는 낮게 책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롯데카드는 금감원의 건전성 강화조치를 철저히 이행한 결과 민원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작년 롯데카드가 한도와 발급기준 등에 대해 금융당국의 지도사항을 엄격히 이행하다보니 자연스레 한도축소와 발급거절에 대한 고객 민원이 급증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16일 정보유출 사고에 따른 일부 영업정지가 만료된 만큼 분위기를 쇄신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적극적인 민원 사전예방을 위해 고객관점에서 전사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금융소비자보호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전사 민원관리 종합대책'이 대표적이다.
'전사 민원관리 종합대책'은 △민원 예방 선제적 대응 △소비자보호시스템 강화 △전담부서 역량 강화 등 신속한 민원처리를 위한 계획을 담고 있다.
우선 롯데카드는 고객소통채널과 고객 접점별 모니터링을 확대해 서비스 품질관리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고객불만 처리 및 민원발생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선제적으로 고객의 잠재적인 민원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또 민원발생의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해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는 CCO(Cheif Consumer Officer) 및 민원관련 모든 부서장이 참여해 직접 민원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을 결정하고 민원예방을 위해 불합리한 업무와 관행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고객중심의 업무프로세스 개선은 물론 업무가 중복되는 'Gray Zone'의 업무명확화, 기존 마케팅관점이 아닌 소비자 보호관점에서의 상
롯데카드 관계자는 "민원부서 역량강화를 위해 민원비상대책반을 상시 운영하고 콜센터 내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교육과 조직기능 세분화로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올해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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