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쓰던 처지에서 자신의 힘으로 생활을 꾸려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만사를 얻은 것처럼 기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내 아이가 벌써 월급을 받아서 내게 선물을 할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30여 년 전 내 재테크는 무엇이었나? 다시 시작한다면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지금의 사회 초년병에게는 뭐라 조언하지?
지금 생각해 보면 30여 년 전 직장 초년병 때는 노후대책이라는 개념조차 없어서 재형저축이라는 세금 감면 저축과 주택 마련 목적의 주택부금을 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재테크도 해보거나 해볼 생각조차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아이를 비롯한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각종 연금, 보험 등 노후대책과 관련한 많은 재테크 수단에 관심을 보이고, 첫 직장생활부터 이들 상품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참 많이 변했다.
그러나 이런 재테크라는 것이 대부분 저축이나 보험 등 안전자산에 너무 몰려 있고 주식을 통한 재테크 전략은 없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흔히 미국에서는 20ㆍ30대에는 주식 60%, 채권 30%, 예금 10%의 투자 비율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추구하라고 조언하고 나이가 들면서 위험 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점점 줄여가라고 권유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한다.
이 조언의 의미는 아마도 경제성장의 과실을 보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를 하라는 것이고, 역사적으로 가장 적합한 투자는 우량 주식에 대한 장기 투자라는 것이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국가의 경제성장은 기업의 성장으로 이루어지고, 이런 기업의 대부분은 주식회사라는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 한 주식회사가 성장하게 되면 그 기업은 종업원에게는 임금으로, 정부에는 세금으로, 그리고 주주에게는 배당과 주식 가치 상승으로 그 성장의 결실을 나누어 준다. 한 나라 성장의 대부분은 기업의 성장에 기인하고, 그 기업 성장의 결실은 종업원과 정부, 주주에게 균형 있게 돌아간다는 결론이다.
돌아보면 30여 년 전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식은 1만원 전후에서 거래됐고, 현재 삼성전자는 140만원대, 현대차는 24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동안 지급된 배당금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수익률은 훨씬 높을 것이다.
물론 결과를 보고 하는 이런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하겠지만 필자의 지인 가운데는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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