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이날 외국인 매수와 기관 매도 간 치열한 공방 속에서 전 거래일보다 3.24포인트(0.16%) 오른 2013.4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투신권 펀드 환매가 이어져 2000선을 내줬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며 투신을 포함한 기관 매물을 받아내면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무려 4798억원으로 지난해 10월 23일(5920억원) 이후 최대치다.
특히 이날 삼성그룹 대표 종목들이 크게 오른 것도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1.28% 올라 142만8000원에 마감했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은 각각 4.96%, 3.71% 상승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커지고 1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가면서 외국인 수급이 증시 변동을 좌우할 주요인으로 다시 떠올랐다"고 밝혔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은 "최근 한국 증시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 투자자가 많다"며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기업 실적도 개선될 조짐을 보여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지난 13일 이후 4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3500억원 넘는 대규모 순매수를 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사는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개 분류 업종 가운데 13~16일 사흘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분야는 화학(-516억원), 증권(-174억원), 종이목재(-21억원) 3개에 그쳤다. 반면 외국인의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빅3'는 전기전자(4871억원)ㆍ금융(2441억원)ㆍ운수장비(1928억원)였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3096억원)를 선두로 SK하이닉스(1111억원), 현대차(1044억원), 신한지주(787억원)가 뒤를 이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지난달에는 외국인 매수가 삼성전자, 기아차 등 5~6개 종목에 집중됐는데 최근 외국인은 전달에 비해 일부 부진한 업종을 빼고는 다양하게 사고 있다"고 밝혔다.
13~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평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527억원으로 최근 두 차례 연속 순매수 기간(3월 26일~4월 11일, 4월 14~25일)에 각각 2317억원, 1014억원을 사들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크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화학 업종은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업황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시각이 부정적이고, 증권도 1분기 실적은 호조였지만 수수료 수입 등 여전히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15일 삼성증권 주가는 12일 종가 대비 9.7% 올랐지만 13~16일 외국인 순매도액은 182억원에 달했다. 한화케미칼은 1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해 주가는 같은 기간 5.1% 상승했지만 업황 우려에 외국인 순매도는 493억원이나 됐다.
종이목재는 시가총액이 작아 외국인이 대형주 위주인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사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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