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지점 출입문 `빨간딱지` 알고보니…불량표시 "헉!"

앞으로 은행이나 카드사를 찾을 때 출입문에 '5등급'이라는 빨간 딱지가 붙어 있는지 부터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빨간 딱지는 민원발생이 잦은 금융기관에 붙이는 이른바 '불량' 표시다.
일부 점포에서는 아예 붙이지 않거나 잘 안보이는 곳에 붙이는 꼼수를 쓰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한 은행 지점에는 출입문에 '5등급'이라고 쓴 빨간색 딱지가 붙어 있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 최하등급인 금융기관에 대해 홈페이지와 영업점 출입구에 의무적으로 3개월간 등급표시를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올해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은 금융기관은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한국SC은행, 롯데카드, 신한카드, 알리안츠생명을 비롯한 17개사 전국 3000여 개 지점이다.
그러나 일부 지점에서는 '빨간딱지' 노출을 감추기 위해 각종 꼼수를 쓰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은행 점포는 아예 '딱지'를 붙이지 않았고, 여의도의 한 은행점포는 구석진 곳에 붙여 고객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곳에서 만난 은행 고객은 "'빨간 딱지'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이곳에 붙이니 보일리가 있냐"고 반문했다.
금감원은 이렇게 꼼수를 부리는 금융사 20여 개를 적발하고, 등급 표시를 강력 지도하기로 했다.
일부 금융사들은 금감원의 단호한 방침에 속앓이를 하면서도 내심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저희가 민원평가에서 5등급을 받아 잘못한 건 아는데, 매장마다 딱지를 붙여놓은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고 가혹하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