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여건의 고객 정보 유출로 일부 업무정지를 당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가 오는 17일 3개월 만에 모든 영업을 재개한다. 지난 1월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4개월간 영업이 중단된 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 3사는 이번 정지기간 동안 고객 165만명(탈회 기준)이 이탈하고 10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카드사는 영업재개를 맞아 이탈 고객의 발걸음을 되돌리기 위한 신상품 마케팅과 새 영상광고 준비로 분주하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연말 선보인 '훈민정음' 시리즈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체크카드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보유출 사태에도 국민카드를 계속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무이자할부, 할인 등 다양한 고객감동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훈민정음 카드와 투트랙으로 운영될 '가온카드'다. '무슨 일이든 세상의 중심이 되라'는 뜻의 순 우리말로, 국민카드가 전사적으로 공유한 올해 경영방향인 '가온누리'에서 파생된 네이밍이다. 카드업계에 불고 있는 '카드 심플화'의 연장선 상에서 훈민정음 시리즈와 함께 운용될 예정이다.
국민카드는 지난 8일부터 TV 광고 '마음을 씁니다' 편을 제작·방송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아들의 첫 기차여행' 편에 이어 이달말에는 '남매' 편이 대기하고 있다. 365일 티격태격 맨날 싸우는 누나와 동생, 하지만 군대를 간 동생을 위해 결정적인 순간에 따뜻하게 응원해주는 누나의 마음을 소재로 삼았다.
국민카드는 또 지난 3월 17일부터 영업재개 직전인 16일까지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집중 실천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중 총 1만 시간 이상 봉사활동 참여를 목표로 하며, 임직원의 봉사활동 참여 시간에 따라 일정 금액을 기부금으로 조성해 소외 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농협카드는 영업 재개 시점에 맞춰 신상품 2종을 출시한다. 전월 실적이나 횟수, 한도 등 복잡한 조건없이 할인 받을 수 있는 범용신용카드와 해외 할인 혜택을 집중시킨 체크카드가 그것이다.
해외 직구 체크카드는 전월실적에 상관없이 혜택이 주어지며 최근 늘어나는 직구족을 위해 무료배송 할인혜택 등을 포함했다. 해외 가맹점 및 자동인출기(ATM) 이용시에는 캐시백이 제공된다.
농협카드는 이밖에도 영업정지 기간 중단했던 농협 주유소 포인트 적립을 재개하고 온라인 쇼핑몰에 청구할인과 쿠폰혜택 등을 확대 진행할 예정이다.
농협카드는 6월과 7월에 각각 신규 TV 광고와 극장 광고를 선보일 계획이다. 광고모델은 농협금융의 메인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다. 국민카드가 이미지 광고를 택했다면 농협카드는 상품 중심의 TV 광고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는 영업정지로 2000명 가량 감소한 카드모집인 규모를 원상복구 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지난 3개월 동안 다른 업무를 맡아 온 텔레마케터(TM)들을 본 업무로 복귀시켜 전화영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말 1800명까지 줄었던 모집인수는 5월 현재 1860여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단 정보유출 사고를 계기로 영업활동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것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는 스포츠.문화 후원, 기부 활성화, 임직원 봉사활동 등 크게 세가지 테마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한다. 특히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매월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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