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16일(11:5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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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시스템(DIVA)'의 2014년도 통계자료를 모두 삭제했다. 통계자료를 모았다가 대대적으로 발표하기 위해 지운 것인데, 창조경제 실적 쌓기를 위한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식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벤처캐피탈협회에 위임해 매월 21일 정기 공시해오던 벤처캐피탈·창업투자사의 2014년 투자실적 및 신규조합 결성 통계자료를 최근 모두 삭제했다. 이에 따라 통계자료를 업무에 활용하던 벤처캐피탈과 창업투자회사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선 창업투자회사의 투자활동 관련 정보를 제공해 책임있는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대외 신뢰성을 높이겠다던 중소기업청이 도리어 통계자료를 모두 지워버렸다며 '창조경제 실적 쌓기에 과욕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거졌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창조경제가 강조되다 보니 벤처캐피탈의 투자실적과 신규조합 결성이 갖는 의미가 커졌다"며 "단순히 공시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홍보하기 위해 발표를 먼저 하고 공시를 나중에 하는 방향으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는 월별로 누적 투자실적 또는 분·반기별 투자실적을 정부 차원에서 발표할 계획"이라며 "정부 발표가 있기 전에 DIVA에 월별 통계자료가 정기적으로 공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DIVA의 자료들은 벤처캐피탈업계 뿐 아니라 투자받기를 희망하는 기업들도 많이 참고한다"며 "매월 공시하던 신규조합 결성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투자받길 원하는 기업들은 어느 벤처캐피탈을 찾아가야 할 지 몰라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청의 갑작스런 정책 변경에 최신 통계자료가 DIVA에 올라왔다가 하룻밤 사이에 삭제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DIVA의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벤처캐피탈협회는 지난달 21일, 벤처캐피탈·창업투자회사의 3월 투자실적 및 신규조합 결성 자료를 DIVA에 올렸다가 중기청이 이를 문제삼자 하룻밤 사이에 모두 지우기도 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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