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지난 14일 액면가 대비 40% 수준인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 공시를 했다. 시가배당률만 4.9%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배당만 봐도 회사의 꾸준한 성장세를 알 수 있다. 액면가 대비 배당 수준은 90년대 평균 12%에서 2000년대 평균 25%로 높아졌다. 2009년 이후 5년째 액면가 대비 40%를 유지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자기자본 9121억원으로 업계 10위권이지만 가치투자자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유망 종목이었다. 실제 '가치 투자의 아버지' 워런 버핏도 외환위기 이후 신영증권을 보유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은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2013회계연도 재무제표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이 서울대 친구들과 당시 주택 서너 채 값인 500만원에 회사를 사들인 1971년 이후 무려 43년째 연속 흑자가 유력해 보인다. 작년 3분기(4~12월)까지 합산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 3배 이상 많은 삼성증권(387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부침이 많은 증권업계에서 오래도록 탄탄한 장사를 한 비결은 뭘까. 우선 '아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가치투자 기본 원칙을 사업에도 철저히 적용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신영증권은 '신영마라톤펀드'로 유명한 신영자산운용을 자회사로 두고 금융투자업 외길만 걷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신영마라톤펀드가 수익률 바닥권을 헤맬 때도 가치투자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또 고객에게 회사가 잘 모르는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 걸로도 유명하다. 2007년 '인사이트펀드' 열풍이 불 당시 가장 마지막에 판매를 시작한 것도, 2011년 고객 문의가 많았던 브라질 채권을 아예 팔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원종석 신영증권 사장은 "우리가 모시는 고객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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