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13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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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자본시장에 이렇다 할 '빅딜'이 없는 가운데 단비와 같은 BS금융지주의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한국투자증권이 낚아채면서 대기업 유상증자를 주관하기 위한 증권사들 물밑작업이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JB금융지주가 1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GS건설(5520억원), BS금융지주(5330억원) 등이 잇따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잠재적 유상증자 후보를 상대로 한 증권사들의 물밑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출이나 회사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든 회사들이 올해 대거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자본확충이 필요한 공사를 비롯해 한진, 동부, 코오롱, GS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자본시장 침체 속 유상증자 딜을 따내기 위한 증권사들의 영업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BS금융지주의 유상증자 딜을 따내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극에 달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증권사는 BS금융지주에게 10bp의 수수료만 받고 일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이 결국 30bp의 수수료를 받고 BS금융지주 유상증자를 주관하기로 결정됐지만 100bp도 채 안 되는 수수료를 받아 업계에선 사실상 공짜로 일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의 경쟁이 이처럼 치열해진 것은 주식자본시장 침체로 기업공개(IPO)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권사들이 먹거리 부족에 허덕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IPO보다 유상증자의 공모 규모가 크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주관하면 당장 ECM리그테이블 상위권을 차지하기 수월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S건설 유상증자 주관을 맡은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2분기 리그테이블 상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BS금융지주 유상증자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 역시 3분기 리그테이블 선두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딜 자체가 없어 인건비라도 벌자는 심산으로 저가 수수료 경쟁을 벌이다 보니 증권사들이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고 있다"며 "ECM리그테이블 상위에 오르는 것이 증권사 수익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나중에 영업할 때 도움이 되니 일단 싸게라도 일을 맡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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