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났을 때 화장실 문에 물을 뿌려 화장실을 대피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14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기존 화장실을 화재 대피공간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PVC, 목재 등 일반재질로 된 출입문이 불에 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문 위에서 문 표면에 물을 분사하는 살수설비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 표면과 틈새에 물이 흐르면 수막이 형성돼 불에 잘 타지 않고 문 틈새를 통해 들어오는 연기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화장실의 경우 벽이 불에 잘 타지 않는 타일로 돼있어 문만 불길로부터 잘 막으면 최소 30분 넘게 화장실 안에서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연구원 측은 보고 있다. 30분이 화재사고의 골든타임인 만큼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설비는 화재시 센서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거나 수동 작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현재 화장실 냄새를 빼는데 필요한 배기시설을 화재시에는 반대로 급기시설로 바꾸는 기술도 내놨다. 화재 시 연기에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대피공간인 화장실 안에서 공급받기 위해서다.
연구원이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은 현재 아파트에 설치된 경량칸막이가 있는 곳이나 대피공간을 창고로 사용하고 있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많이 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기존 화장실에도 170만~370만원 정도면 이런 장비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용화되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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