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척박한 배당 토양 속에서 꾸준히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포스코, SK텔레콤, 에쓰오일, 한국쉘석유, WISCOM, 하나투어, 한국단자공업, KPX케미칼, KPX그린케미칼 등 10개 종목, 코스닥시장에서 경동제약, 대화제약, 인탑스 등 3개 종목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아직 실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5년간의 경험상 올해도 중간배당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지난해 중간배당 이후 하반기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도 중간배당을 앞두고 투자하면 배당수익과 주가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간배당 종목 투자에 성공하려면 최근 상승 모멘텀이 있는 기업을 적절히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배당수익을 올린 뒤 하반기에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잡을 수 있어야 '시세차익+배당수익'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시가배당률 0.04%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마침 지난해 6월 초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JP모건 보고서가 나오면서 6월 한 달 간 12.74% 급락했다. 중간배당을 노린 투자자들에게는 적절한 저가 매수 타이밍을 제공했던 셈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배당수익뿐 아니라 시세 차익도 함께 확보할 수 있었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중간배당 규모가 확인되는 7월까지는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적보다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국면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이후 7.92% 상승한 포스코는 사업구조 재편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박기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하반기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SK텔레콤도 단말기 유통법의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단말기 유통법은 통신사의 과당 경쟁을 규제하는 법이어서 기존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에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하나투어는 여행 심리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수익을 전제로 상승 모멘텀이 있는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중간배당 투자의 기본"이라면서 "투자종목이 선정됐다면 최대한 저가에 매수해서 배당수익을 얻은 뒤 고가에 매도할 수 있도록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적절히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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