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 DB |
최근 씨티은행 노조는 사측이 단행한 56개 점포폐쇄에 이은 인력 구조조정 우려 등으로 단계적 파업에 돌입했다. 점차 파업강도를높여 전면 파업도 불사하겠다 게 노조측 입장이다.
'한국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는 씨티은행의 거듭된 해명에도 시장에서는 매각 가능성과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나오며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
이 같은 노사간 첨예한 갈등은 최근 경영악화에 대한 시각 차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사측은 씨티은행의 점포·인력 축소는 경영악화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점포 통폐합 방침을 계획대로 진행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제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2011년 4567억원이던 씨티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2191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는 부산은행(3186억원), 대구은행(2489억원) 등 지방은행 보다도 못한 실적이다.
하지만 노조측 해석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미국 본사 용역비가 주된 이유라고 지적한다.
노조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지난해 순이익의 절반이 넘는 1370억원을 본사에 보내는 등 2005년 이후 매년 경영자문료 등의 명목으로총 7541억원을 반출했다"면서 "최근 실적악화는 경영진의 부도덕성과 본사의 탐욕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감독당국에) 씨티은행 해외용역비의 구체적 내역과 해외용역으로 씨티은행의 생산성 향상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를 검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2005년, 씨티은행이 본사에 보낸 해외 용역비는 437억원으로, 그해 순익 4609억원의 9.5%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순익이 4567억원, 2385억원, 2191억원으로 급감했음에도 해외용역비는 745억원, 1370억원, 1390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노조 관계자는 "고배당 논란이 일자 씨티은행 본사에서 해외 용역비란 편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의 계열사가 본사 용역을 받고 경비를 부담하는 것은 일반화된 원칙"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모바일·인터넷뱅킹의 발달로 90% 이상의 거래가 비대면 채널에서 발생한다"면서 "저수익 기조의 장기화가 예상돼 점포 리모델링을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씨티그룹은 지난해 터키와, 루마니아, 우루과이 등 5개 나라와 올해 온두라스에서 소매금융
한편 4년만에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서 오는 26일부터 씨티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나설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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