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02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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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구조조정을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동양그룹 계열사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뒤늦은 구조조정과 그룹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지난해 잇따라 매각에 실패했지만 각 계열사들이 가진 기업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양매직, 동양파워, 동양파일 등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동양매직의 경우 지난달 30일 진행한 본입찰 결과 현대홈쇼핑·기업은행 PE·아주IB 컨소시엄, 쿠쿠홈시스·KTB PE 컨소시엄, 일본 팔로마·글랜우드 컨소시엄, SFA, 나이스그룹, KG그룹, 한앤컴퍼니, 이스트브릿지 등 8곳이 참여했다.
주방가전업 및 렌털업계 강자인 동양매직은 높은 고객충성도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사업군을 보유해 그룹 내 최고 알짜매물로 꼽힌다. 지난해 KTB PE측과 매각 논의 당시 거론된 가격은 2500억원 수준으로, 이번 본입찰에 참여한 전략적투자자(SI)들의 인수의지가 강한 만큼 이에 준하는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시멘트의 자회사인 동양파워도 에너지 발전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다수의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동양파워 숏리스트에 오른 SK, 포스코, 두산, 현대·한화 등 그룹 규모 SI 7곳이 모두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동양파워가 보유한 발전용량 2000MW 규모의 삼척 석탄화력발전 사업권은 사실상 민자발전이 가능한 마지막 발전소라는 점에서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수급계획과 현발전시장을 고려할 때 신규석탄화력발전소 허가가 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매물로 나올 당시 평가가치(1조원 가량)와 비교해 매각가격이 3000억원 안팎으로 크게 낮아지면서 1조원이 훌쩍 넘는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패키지보다 인수시 재무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된 바 있는 동양파일도 다수 SI로부터 인수의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간사인 동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일부 PEF와 제한적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올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건설 등 관계업종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동양파일은 전국 44개의 레미콘공장 및 3개의 파일공장을 보유한 동양시멘트의 레미콘 및 콘크리트 제조 자회사이다.
동양파워와 동양파일의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이르면 올해 말 매각절차에 들어갈 동양시멘트에 대한 인수매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두 회사 지분을 각각 55%와 100% 보유중인 동양시멘트는 개인 채권자들에게 변제해야 할 돈이 약 7000억원에 달해 기업가치를 합산한 매각가는 8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동양파워와 동양파일 매각이 성사돼 총 4000억원 가량을 변제하면 동양시멘트 인수후보들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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