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 계열사 회사채 편법인수…금감원 적발

동부증권이 회사채를 편법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지원했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7일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에 대한 검사를 벌인 결과 동부증권이 동부제철과 동부CNI, 동부건설 등 동부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규정보다 많이 인수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채 매입 과정에서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우회적으로 계열사 회사채를 인수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진투자증권은 동부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한 뒤 이를 다시 동부증권에 일부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정된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대기업 집단 소속 증권사는 계열사의 투기등급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판매하지 못한다. 또 계열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의 50% 이상을 인수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동양증권이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인수해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불완전판매하는 등 동양사태가 터진 직후 개정안을 마련했다.
금감원은 동부증권이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우회적으로 계열사 회사채를 인수한 것으로 보고 문제삼고 있다.
일례로 유진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은 지난해 10월 이후 동부CNI의 회사채 150억원어치를 각각 인수했다. 이후 유진투자증권이 동부CNI 회사채를 동부증권에 매각함에 따라 최종적으로 동부증권이 동부CNI의 회사채 300억원어치 전량을 인수한 결과가 됐다.
현재 동부CNI를 비롯한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의 기업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직전까지 내려갔다.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직전인 BBB-를 보이며 동부CNI는 BBB등급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회사채 매입 과정의 위법성 여부를 검토한 뒤 제재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4월말에 동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다"며 "앞으로 해당 증권사에는 소명할 기회를 주는 등 제재절차를 밟아 150일 이내에는 임직원이나 기관에 관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현대증권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특별 점검을 실시했으나 계열사에 대한 부당한 지원 사실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현대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일제 강등됨에 따라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했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