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29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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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일본 투자자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단거리 미사일 발사, 핵실험 위협 등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계 사무라이본드는 성공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대북 이슈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던 일본 투자자들에게 생긴 '내성'이 점차 강해지면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수출입은행이 북한 단거리 미사일 도발 속에서 760억엔의 대규모 엔화를 사상 최저 금리로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돌발변수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성향으로 유명한 일본 투자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낸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초 일본 금융시장의 북한 이슈에 대한 민감도는 한국 금융시장보다 3~4배는 강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를 보면 '보수적'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질 정도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북한 문제가 일본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은 예전부터 감지됐던 모습"이라면서 "이제는 일본 투자자들이 웬만한 북한 도발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규모 한국물 만기가 집중된 시기를 앞두고 엔화 조달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한국물에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회계연도가 시작된지 얼마 안돼 투자 수요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회계연도 결산 기준월이 매해 3월 말로 4월에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된다.
일본계 IB 관계자는 "북한의 동향을 놓치지 않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며 "일본이 대북 이슈에 둔감해지기는 했지만 핵실험 강행 등 강도가 훨씬 높은 이슈가 터진다면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계 기관의 엔화 차환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의 엔화차입 수요에 따라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좌우되는 지방은행의 경우에는 상환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면서 차환보다 상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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