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파생상품 중 대표성을 띠고 있는 코스피200선물의 전체 거래대금 중 증권회사의 자기매매 비중이 2010년 대비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증권사 자기매매 비중은 2010년 40.18%, 2011년 32.29%, 2012년 25.89%, 2013년 20.6%로 줄었으며, 올해 들어서는 17.92%까지 떨어졌다.
증권사의 코스피200선물 자기매매 금액도 2010년 3992조원에서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306조원으로 줄었다. 올해 자기매매 금액을 단순 연환산하면 918조원으로 2010년 대비 23%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한맥투자증권은 코스피200선물ㆍ옵션 자기매매 주문 실수로 당시 영업용순자본(147억원)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462억원의 손실을 본 뒤 파산 위기에 놓였다. 앞선 지난해 6월 KTB투자증권도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주문 실수로 100억원가량 손실을 봤다. KTB투자증권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 365억원의 3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파생 자기매매를 통한 증권사의 적극적인 수익 창출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자기매매 이익이 전년보다 18.7% 감소한 것도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인한 평가손실뿐 아니라 파생 자기매매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자기매매는 고객 위탁 자산이 아닌 증권사 고유 재산을 매매하는 것으로 중소형사들의 경우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부국증권의 경우 지난해 자기매매 수익은 67억원이었는데 이는 전체 순이익 규모(53억원)를 초과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의 파생 자기매매 위축이 중소형 증권사들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대적
김원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본부장은 "전체적으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된 데다 지난해 잇단 주문 실수 사고로 증권회사의 내부 통제가 강화된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전체 수익에서 자기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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