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LH, SH공사,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보금자리주택지구, 도시개발구역, 산업단지 등 개발로 예정된 토지보상금이 올해 15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59%에 해당하는 9조2000억원이 경기 하남 감일지구, 과천 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주택지구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토지보상금 덕분에 인근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가 솔솔 나온다.
올해 보상금이 가장 많이 풀리는 곳은 경기 하남 감일지구로 모두 1조3876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도 경기 구리 디자인월드시티 1조원,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주택지구 1조원, 성남고등 보금자리주택지구 5295억원 등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선례로 볼 때 토지보상금의 50%가량이 부동산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본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인근 대토(代土)에 보상금의 10% 정도가 투입되고 40%가량은 아파트 상가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토지보상금이 풀렸던 2006년(약 29조원)만 해도 보상금으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대세였다. 그러나 최근 강남 재건축을 포함한 주택 매매 시장이 침체되면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부동산 업계는 거액의 보상금이 수익형 부동산에 풍선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지보상금은 받은 후 1년 안에 부동산을 매입해야 취득세 등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즉각 반영되는 편이다.
권 이사는 "집값 하락 여파로 강남 대형 아파트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도 임대소득 과세 강화로 직격탄을 맞은 상태"라며 "이번 보상금은 상가 빌딩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상가나 빌딩에 투자할 때 연 6% 내외 수익률을 목표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르면 상반기 중 임대제한 규제 폐지가 예상되는 지식산업센터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 도심 내 수요가 늘었고, 올해 분양받을 경우 취득세 50%, 재산세 37.5%가 감면된다. 소형 오피스도 주목받는다. 경기 침체 여파로 소규모 창업자가 늘면서 소형 오피스
토지 보상이 예정된 지역 주변 땅은 이미 값이 많이 올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경기 과천ㆍ파주ㆍ의왕 등 땅값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고 쉽게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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