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28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A급 회사채로 쏠리고 있다. 금리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승했다는 진단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대로템(신용등급 A+)이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450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또한 LS엠트론과 하이트진로 역시 모집액을 크게 뛰어넘는 기관 수요에 힘입어 발행금액을 늘렸고 풍산과 현대비앤지스틸도 모집액의 2~5배에 달하는 주문이 쏟아졌다.
24일 기준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의 동일 만기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0.358%포인트로 연초 대비 0.15%포인트 가량 축소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공사채 발행 감소에 따라 대체 투자처 성격인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에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크게 쏠린 탓이다.
A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AA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반대로 등급 간 금리 격차는 상당히 벌어졌다. 연초 0.84%포인트 수준이었던 3년 만기 AA-등급과 A-등급 회사채의 스프레드 격차는 24일 현재 0.987%포인트로 1%포인트에 육박했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고금리가 방향성을 잃고 지지부진하면서 크레디트 이슈가 없는 A급 기업들의 회사채로 기관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A급 기업들 모두 발행금리가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금리) 대비 0.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A급 회사채에 대한 기관들 관심이 증폭되면서 발행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IB업계에 따르면 4월 A급 회사채 발행규모는 8750억원으로 이는 지난달(43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메가마트와 대한유화공업 등도 발행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A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추세를 A급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 개선으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A급 기업 가운데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기업들 대다수가 대기업 계열이거나 실적 안정성이 뛰어난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A급 기업 가운데 시장성 자금을 큰 어려움 없이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은 일부에 해당한다"며 "기관 투자자들도 안정성이 어느 정도 담보된 기업에 투자하거나 유통시장에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회사채를 사들이는 등 선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