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으로 향했던 글로벌 자금 유입 강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는 데다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현물 시장 수급에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월 26일부터 4월 25일까지 한 달 동안 단 하루(4월 14일)를 제외하고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25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매수 강도는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 4월 셋째주와 넷째주 외국인은 주간 순매수 금액이 각각 4643억원과 5499억원에 그쳤다. 4월 첫째주와 둘째주에 각각 1조4376억원과 1조275억원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 25일엔 시간 외 거래를 합해 매수 우위로 마감하긴 했지만 정규시간 거래에서는 500억원가량 순매도를 기록했다. 28일에도 장 마감 기준 약 1200억원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대규모 매도와 신흥국 펀드로 유입되던 글로벌 자금 규모 감소는 향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지난 25일 9000억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9일부터 25일까지 최근 13거래일 동안 누적 선물 순매도 규모는 2조4600억원에 달한다. 28일엔 다시 8000억원가량 매수 우위를 기록했지만 추세적인 선물 순매도 움직임은 프로그램 매물로 이어져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3월 말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됐던 글로벌 자금 규모가 4월 중순 이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이다.
외국인들 움직임 변화는 최근 한 달 동안 신흥국 주식이 평균 3% 넘게 상승하면서 선진국과 '키 맞추기'가 어느 정도 진행된 데다 지난주 후반부터 우크라이나 악재가 재차 부각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전략부 이사는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 간 적정 가치 차이 메우기는 이미 8분 능선을 넘어섰다"며 "신흥국 주가가 보다 올라서려면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조짐이 나타나지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 우려 등 대외변수로 이번주까지 외국인이 관망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다만 대외변수들이 진정되면 5월 둘째주 이후에 다시 양호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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