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하오롱 차이나하오란 대표(56ㆍ사진)는 최근 방한해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차이나하오란은 신하오싱가폴ㆍ장인신하오폐지ㆍ상치우신롱제지 등 5개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다. 사업 부문은 제지와 폐지 재활용 등 크게 두 가지다. 제지는 삼림자원이 풍부한 중국 허난성 상추시에서 주로 진행되고, 폐지 재활용은 장쑤성 장인시에서 이뤄진다.
차이나하오란은 최근 중국 경기 침체 여파로 실적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443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3359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22억원에서 139억원으로 감소했다. 차이나하오란은 제지분야 중 수요가 늘고 있는 분야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는 "중국에서 종이컵, 컵라면 등 식품용 포장지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 제품군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차이나하오란은 최근 상추시에 신롱 공장을 신설했다. 이곳에서는 차이나하오란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백색카드지 제품을 생산한다. 백색카드지는 종이상자, 화장품, 음식물 등의 포장용지 등에 들어가는 원재료다. 판매가격이 높은 만큼 수익성도 높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스몰캡팀장은 "차이나하오란이 시장 선점 차원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시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긴 하지만 중국에서 제지ㆍ폐지재활용 산업은 모두 성장산업에 속한다. 중국인 1명이 연간 소비하는 종이량은 85㎏으로 미국(350㎏) 유럽(250㎏)은 물론 한국ㆍ대만ㆍ싱가포르의 절반도 채 안된다. 폐지 역시 회수율이 40%에 불과해 한국(80%)의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성장 여력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환경 보호를 위해 폐지 회수율을 높이고자 중국 정부는 폐지 재활용 업체에 대해 환급금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기업은 지방정부에 25%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폐지 업체는 환급금 정책 덕분에 12.5%만 내면 된다.
차이나하오란은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장 대표는 '오늘 나에게 한 통의 물을 남겨주면 내일 한 통의 기름으로 보답하겠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3년 안에 더 큰 과실로 주주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차이나하오란은 코스닥 시장에서 직전
장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중국 장쑤성에는 한국 증시 상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우수 기업들이 많다"며 "한국 금융당국이 상장 규정을 조금 완화하면 좋은 중국 기업들이 한국 증시에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